책리뷰

[책리뷰] 거시경제의 기초를 공부하고 싶다면? 오건영의 <부의 시나리오>를 추천합니다!

Cordilog 2023. 11. 3. 13:18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지속으로 하루하루 자산을 지켜내기 버거운 요즘입니다. 어쩌면 차분히 공부하며 내공을 다지기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저처럼 경제 공부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은 오건영 작가의 <부의 시나리오>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나무보다 숲, 즉 거시경제의 흐름을 읽는 눈을 열어주고 기본기를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입니다.


 
그동안 수시로 서점을 들락거리며 투자 방법론을 기술한 책들을 뒤적거렸습니다. 그러나 수십 권의 책을 쌓아두고도 그중 끝까지 읽은 책은 절반도 안 되었고, 그 마저도 온전히 소화한 책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그 책들은 죄가 없지요. 다만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대전제를 애써 외면하고 빠른 길만 찾다보니 굳이 수준에 맞지도 않는 어려운 책만 고르는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죠.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는 시장 환경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정보와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음에 매몰되어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일쑤였던 저는 이 모든 것이 기본기가 없어서 생긴 일임을 뒤늦게 인지했습니다. 결국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어떤 다른 자산이든 간에,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채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바닷가에 모래로 성을 지어놓고 파도가 오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죠. 가능한 한 미시적인 뉴스에는 잠시 눈을 감고 기초지식부터 차근차근 쌓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받았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거시경제 이벤트를 통해 배우는 금리와 채권, 환율의 관계

 
<부의 시나리오>는 최근에 나온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1970년대 석유파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2016년 중국 위안화 위기, 2019년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이벤트를 조명함으로써 금리와 채권, 환율,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등의 거시적인 돈 이슈들의 관계를 생생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성장과 물가를 기준으로 다음 시나리오 예측하기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성장 및 물가를 기준으로 한 네 개의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각 시나리오마다 강세를 보이는 자산과 약세를 보이는 자산이 무엇인지, 실제 과거 사례들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시나리오1. 고성장·고물가 
시나리오2. 저성장·고물가
시나리오3. 고성장·저물가
시나리오4. 저성장·저물가
 
그렇다면 책이 나온 지 2년여가 지난 지금 이 시기 역시 그 네 개 시나리오 중 하나에 들어와 있겠죠? 

배운 내용 적용해 보기

 
사실 책을 끝까지 읽는 것보다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읽을 땐 쉬워 보여도 막상 내가 해 보려면 안 되는 게 많으니까요. 하지만 되든 안 되든, 맞든 틀리든 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Input이 의미가 있으려면 Output이 꼭 필요하지요. 단 한 줄 글이라도 결과물로 만들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요?
 
미국 연준의 스탠스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현재 경제는 고성장·고물가 시나리오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하락세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3%대 후반을 유지 중이고, 최근까지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긴축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저물가 국면은 확실히 아닐 테고요.
이번 FOMC에서도 경제 상황에 대해 “강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표현한 만큼 성장 역시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성장’이라는 단어에 나 홀로 성장 중인 미국 말고 다른 나라가 동의하기는 어려울 수는 있겠네요. (*참고: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110109545907137)
 
추후 어떤 시나리오로 갈 것인지는 사실 예측이 어렵습니다. 물가와 성장 추이, 연준의 스탠스, 미 정부의 지출과 부채 이슈,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확실성 확대 등 너무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으니까요… 
 
최근까지만 해도 뉴스에서 미국 장기국채금리가 치솟고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어 장기 국채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다가, 11월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물가와 성장 상황이 180도 바뀌지는 않겠지만,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각 국면으로의 이동을 대비할 수 있는 자산들을 조금씩 세팅해두고 자신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국면에 맞는 자산 비중을 높여주는 식으로 조절해가는 방법일 것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맥락들을 놓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잘 하려면 매일 꾸준히 경제 기사를 읽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오건영 작가님 역시 에필로그에서 매일 경제 신문 기사를 읽을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부의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경제 뉴스를 읽으니 내용만 간신히 따라가던 예전과는 달리 맥락이 더 잘 이해가 되고, 향후 어떤 흐름에 주목해야 할지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